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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라기] 자라는 것도, 함께하는 것도 놓칠 수 없다Book 2020. 8. 23. 21:00
최근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어떻게 해야 더 만족스러운 협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SOPT에서 좋은 기회로 참여하게 된 NAVER DEVELOPER OPEN CLASS - 선배 세미나 에서 시니어 개발자 분에게 이 책을 추천받았다.
그동안 애자일, 애자일 말은 많이 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궁금하던 차에 제목마저 너무 마음에 들어 학교 도서관에서 바로 빌려버렸다:)
(반납하러 가기 귀찮다......)이 책은 이름처럼 '자라기'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주고,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함께'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자는 대안을 제시할 때 기존의 해결책에 대한 통념을 깨는 방식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거나 어렴풋이 짐작하던 것을 보다 구체화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렇게 배우게 된 것들 중 인상적인 몇 가지를 공유합니다:)
1. '학교 학습'이 아닌 '야생 학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대부분 우리가 '학습'이라는 행위를 배운 곳은 학교이기 때문에, 우리는 학습할 때 무의식적으로 학교에서 취했던 학습 방법을 답습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교과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학습 환경과 우리가 실제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배워야 할 때 주어지는 학습 환경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대체 어떻게 다르냐구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겠습니다.
야생 학습 학교 학습 대부분 협력적이다 대부분 개별적이다 대부분 비순차적이다 대부분 교과과정에서 의도한 순서가 정해져 있다 대부분 자료에 한정이 없다 대부분 교과서, 시험 범위 등이 정해져 있다 대부분 명확한 평가가 없다 대부분 시험을 통해 명확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대부분 정답이 없다 의도하는 정답이 대부분 존재한다 대부분 목표가 불분명하거나 바뀐다 대부분 합격, 자격증, 1등급 등의 목표가 뚜렷하다 위 표를 통해 학교 학습은 학생들 개개인을 최대한 공정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그에 따른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도 쭉 학습 그리고 성장을 이루어나갈 생각이 있다면 보다 협력하고, 순서에 연연하지 않으며, 방대한 자료의 우선순위를 매길 줄 알며, 자신만의 정답을 말할 줄 알고, 바뀐 목적지에 맞게 방향을 수정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2. 의도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IT 업계에서는 특히나 그렇지만, 오랜 경력이 곧 좋은 실력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살면서 곧잘 체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메타 분석 결과가 있습니다. 경력 연차와 직무 성과의 상관성이 0.18이었다는 것입니다(0.2 이하는 상관성이 낮다고 여겨지고, 0.5 이상은 높다고 여겨진다). 그렇지만 경력 연차가 무조건 의미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경력 초반에는 상관성이 꽤나 높은 양상을 보이지만, 일정 기간이 넘어가면 매우 낮아진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널리 알려진 '1만 시간 법칙'도 단순히 시간을 채우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해당 법칙을 만든 장본인인 안데쉬 에릭손(Anders K. Ericsson)도 아래와 같이 말하니까요.
55년 동안 걸었다고 걷는 게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중략)
자신이 즐기는 걸 한다고 해서 더 뛰어나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미신입니다.때문에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목적성 없는 행위의 반복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더 잘할 목적을 가지고, 그에 따라 기량을 쌓아가야 하는 것이지요.
+) 직무 성과와 상관성이 높은 지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실제로 작업의 일부를 해보는 테스트가 0.54, 지능 테스트가 0.51, 구조화된 인터뷰(직무 분석을 토대로 한 인터뷰, 모든 후보에게 동일한 질문이 주어진다)가 0.51을 보였다고 나타났습니다.
※ 메타 분석(meta-analysis): 여러 연구를 통합하여 통계 분석하는 연구 방법. 통상적으로 개별 실험 연구보다 더 증거력이 강하다고 여겨진다.
※ 상관성: 두 가지 지표가 얼마나 어떻게 연관되어있는지 나타내는 -1과 1 사이의 수. 0에 가까울수록 상관성이 낮으며, 1(양의 상관성) 또는 -1(음의 상관성)에 가까울수록 상관성이 높다고 한다.
3. 같이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니까 더 좋은거야
미디어에서 혼자 팀을 다 캐리해버리는 초능력자 같은 주인공을 많이 접해서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엄청 실력이 좋은 사람들, 소위 말하는 '능력자'에 대한 환상이 있었습니다. 개인의 실력이 좋은 사람의 팀은 더 잘할 수 있게 된다거나, 폐관수련을 통해 초인적인(!) 실력을 가지게 된다거나 하는 환상들 말이죠.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환상들을 자비없이 없애줍니다.
첫째로, 개인의 실력이 좋은 사람 이야기입니다. 수술팀에서 새로운 수술 기법을 도입할 때에 두 팀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한 팀은 이미 해당 기법에 정통한 유명 심장 수술의가 이끄는 팀이었고, 다른 팀은 수술 경험이 적은 젊은 외과의가 리더였습니다. 그러나 전자는 팀원을 구성하고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단지 더 오래 일한 사람을 뽑고 알아서 훈련하길 기대했던 것입니다. 반면 후자는 이 상황을 조직적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함께 일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팀으로서의 해결책을 고민했기 때문에 개개인의 제안과 새로운 시도, 그리고 실패에 열려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었죠. 결과는 두 팀 모두 초기의 수술 시간은 비슷했으나, 두 번째 팀이 더 빠르게 학습함에 따라 수술 시간을 더 빠르게 많이 줄일 수 있었다고 하네요.
둘째로, 고독한 전문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사실일까요? 벨 연구소에서 연구한 '뛰어난 연구자'에 대한 특성에는 같은 부탁을 했을 때 훨씬 빠르게 도움을 얻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네요. 니는 소프트웨어 공학에서도 마찬가지로, 초보 개발자들에게 해줄 조언을 물어보았을 때, 실력이 더 좋은 개발자일수록 '동료와의 협업'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협업'이 정확히 어떤 효과를 가져다주길래 이렇게 강조되는 걸까요? 우선, 추상화입니다. 상대방과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먼저 둘 사이에 합의된 문제 정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신만의 논리가 아닌, 모두에게 이해되는 방식으로 문제를 추상화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보다 나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